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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Treasure of the Seabed

'바다 숙성 와인'은 분명 특별하다

Photo: Courtesy Crusoe Treasure

난파선에서 발견된 수백년 전의 와인이 천문학적인 가격에 해외 경매에서 거래되고 있다는 것에 대해 처음 포도주 학계에서는 강한 의구심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난파선에서 발견된 이 해저 빈티지 와인이 세월을 초월한 놀라운 풍미와 향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세계적인 와인 메이커와 포도주 양조학계가 앞다퉈 이 새로운 와인 생산기법에 대해 연구를 시작하는 계기가 되었다.

전 세계 최초로 바다 숙성 와인을 선보인 스페인의 ‘크루소 트레저(Crusoe Treasure)’는 지난 2009년 10월부터 본격적인 바다숙성 와인에 대한 연구개발을 시작한 이 분야의 선구적인 기업이다. 이 와이너리는 스페인 정부로부터 스페인산 와인으로 공식 인증을 받은 14곳의 27개 셀러의 와인을 수심 20미터의 와인 저장소에서 숙성시키는 과정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해저 와인의 연구개발에 들어갔다. 이후 2년 간은 3개월을 주기로, 같은 기간 일반 오크통에서 숙성시킨 동일한 종류의 와인과 철저한 과학적 비교 및 분석 과정을 거쳐 바다숙성 와인만이 가질 수 있는 독창적이고 차별화된 와인의 가치를 실감할 수 있었다고 한다. 

사실 크루소 트레저의 탄생에는 포도주학 연구가로 유명한 안토니오 팔라시오 박사(Dr. Antonio T. Palacios)와 그의 팀이 이끄는 독립 연구소를 통해 진행된 프로젝트인 ‘엑셀 이베리카’의 결과가 큰 영향을 미쳤다. 이 프로젝트는 스페인 북부의 로그로뇨에서 진행됐으며, 이 프로젝트를 통해 팔라시오 박사와 그의 팀은 바다 숙성 와인의 놀라운 진화 과정이 기록된 데이터를 발표했다.

깊은 바다 속에서 숙성시키는 와인은 햇빛이 투과할 수 없을뿐만 아니라, 온도가 낮고, 소음이나 진동 등의 외부적 요인에 의한 방해를 전혀 받지 않아, 와인 숙성에 있어 최적의 장소라고 한다.  이처럼 심해에서 숙성된 와인이 독특한 풍미와 향을 가진다는 연구 결과가 ‘크루소 트레저’라는 창조적인 와인 브랜드를 만드는 과정에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유서 깊은 와인 문화와 아름다운 지중해를 간직한 나라인 스페인의 해저에 세계 최초의 ‘와인 저장소’라는 타이틀까지 갖는다는 것은 정말 매력적이지 않을 수 없다.

스페인 발바오 근교의 플렌치아에 위치한 세계 최초이자 유일한 트루소 트레저의 해저 와이너리는 수심 20미터 해저에서 1년 이상의 바다 숙성 기간을 거치며 다양한 해양 생물들과 직접적인 접촉을 통해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특별한 생태계를 자랑한다. 지금은 150종이 넘는 해양 생물들이 이 해저 와이너리에서 2단계 숙성 과정에 있는 와인과 함께 공존하며 신비로움까지 자아내고 있다.

크루소 트레저의 와인은 팔라시오 박사와 크루소 트레저 팀이 엄선해 선택한 스페인산 와인을 일정기간 오크 배럴에 숙성시킨 뒤, 이를 다시 바다 속 와인 저장소에서 2단계 숙성 과정을 거처 소비자들에게 판매된다. 이를 위해 크루소 트레저는 스페인 정부 허가를 비롯해, 바다숙성 와인 프로젝트 진행에 필요한 모든 위생 관련 정보와 기록 등을 관리하고 있다.

한편 이 해저 와인 저장소가 위치한 플렌치아는 천혜의 자연 환경까지 갖추고 있어, 전 세계에서 독특한 와인 맛을 보려는 와인 애호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심해 와인 저장소로 스쿠버 다이빙을 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해, 바다 숙성 와인의 메카로서 그 명성을 키워나가고 있다.

By KL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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