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권위있는 국제 요트 경기인 ‘아메리카 컵(America’s Cup)’의 마지막 대회에서 선보여진 하이드로포일(수중익선; 선체가 수면위로 부상한 상태에서 쾌속으로 항해할 수 있도록 설계된 선박) 방식은 경주용 세일 보트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끌어 올릴 수 있다는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 어떤 파워 보트 제조사도 고속 주행 시에 하이드로포일 방식과 급선회, 그리고 안정성을 모두 결합시킬 수 있는 완벽한 기술력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그러나 지난 3월에 열린 두바이 보트 쇼를 통해, UAE에 기반을 둔 선박 제조사인 에나타 마린(Enata Marine / www.enata.com)이 공개한 최신 하이드로포일 방식의 럭셔리 플라잉 보트, ‘포일러(Foiler)’는 이러한 기술적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증명해 보였다.

멋진 정장을 차려 입은 듯한 31피트의 이 스포츠 보트는 18노트의 속도로 물 밖으로 선체를 들어 올린 뒤, 수면 위를 40노트의 속도로 질주해 나갔다. 또한 가느다란 형태의 디자인으로 제작된 포일은 급선회하는 과정을 부드럽고 정확하게 처리했다. 하이드로포일은 비행기가 바람을 일으키는 것처럼 수압을 이용해 속도가 빨라질 때 물 밖으로 선체를 끌어 올린다. ‘포일러’는 선체가 파도나 조류 등 외부 환경과 관계없이 마찰 저항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기존의 보트와는 비교할 수 없는 빠르고 부드러운 속도로 최고 5피트의 파도를 뚫고 미끄러질 듯 항해할 수 있다.

디젤 전기 추진 체계와 리트랙터블식 하이드로포일 시스템(수중날개가 선체방향으로 접히는)을 장착한 ‘포일러’는 럭셔리 보트의 최신기술과 디자인 레벨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높은 파도에서도 샴페인을 마시며 즐거운 항해를 지속할 수 있는 이 멋스러운 플라잉 보트, ‘포일러’의 최고 속도는 40노트(74km/h)이며, 가격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